[돈복사 광풍] ⑬"대선 코앞인데" 가뜩이나 변심한 '이남자'.. '코인 딜레마' 빠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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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복사 광풍] ⑬"대선 코앞인데" 가뜩이나 변심한 '이남자'.. '코인 딜레마' 빠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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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2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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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부처도 불분명.. 현 정부에 등돌린 2030 '표심' 눈치
서울=News1 장도민 기자
서울 여의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여의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현 정권에 등을 돌린 '이남자(20대 남성)'들이 앞다퉈 암호화폐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이른바 '코인 광풍'의 중심에 섰다.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부동산 시장 진입 문턱과 꾸준히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투자해서 자산을 늘리기 어려워진 20대들이 암호화폐 시장을 유일한 '희망'으로 보고 투자하고 있는데, 이를 규제로 '찍어누를' 경우 예상을 뛰어넘는 반발이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통해 20대의 '변심'을 확인한 정부로서는 암호화폐 광풍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강력하고 확실한 대안을 내놓기 쉽지 않다. 연일 각 정부 부처 마다 내놓는 대책은 특별단속 등 '엄포'에 그치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정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격히 팽창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를 명확히 내놓지 못했을 당시에도 '표심을 염두에 둔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 "기재부? 금융위? 주무부처가 어디야?".. 정부 대책 '미온적'

지난 21일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 10개 정부부처가 암호화폐 관련 불법행위를 '특별단속'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경우가 있는지, 의심되는 거래에 대한 감시와 보고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특별단속의 골자다.

이를 두고 핵심을 벗어난 겉핥기식 대책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의 암호화폐 광풍의 이유로 △풍부한 유동성 △유례없는 증시 호황 △높아진 부동산 시장 문턱 등이 꼽히는 데 이와 이와 거리가 먼 불법적인 부분에 초점 맞춰 대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시장을 통한 탈세나 환치기 등이 만연한 점 역시 사실이어서 필요한 대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우선순위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다.

복수의 정부·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각 정부부처마다 암호화폐와 관련된 주도적인 역할을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난 2017년에도 금융위원회와 법무부가 암호화폐 관리·감독을 주도하다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 이후 탈(脫) 암호화폐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국무조정실이 떠밀리듯이 주무부처를 맡게된 바 있다.

문제는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암호화폐 광풍이 몰아치는 현재도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불법적인 요소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때 어떤 정부부처를 찾아야 신고해야할지조차 모르는 투자자들이 대다수인 상황이다.

현재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조차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 개정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이외에 암호화폐를 적용시킬 수 있는 법안조차 모호하다는 점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법으로 꼽히는 자본시장법에서조차 금융투자상품에 암호화폐가 포함될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암호화폐의 가치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지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보고 있다. 각 정부부처는 암호화폐가 경제의 한부문으로서 어떤 기능을 감당할 수 있는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일각에선 정부의 '실기론'까지 거론된다. 지난 2017년 이후 불기 시작한 암호화폐 열풍이 지난 2019년과 지난해 잠시 꺼졌을 당시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짜임새 있는 대책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허송세월로 보내놓고, 현재처럼 광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니 곳곳의 눈치를 봐야하고, 이해관계를 따져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 정부, 2030 표심 무서워 소극적?.. 섣부른 규제 '역풍' 우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신규 가입자(신규로 실명계좌 연동한 이용자) 수 249만5289명 중 만20세부터 만 39세까지의 신규 가입자 수는 158만4814으로 전체의 63.5%에 달했다.

이중 만 20~29세 가입자 수는 81만6039명으로 가장 많았고, 만 30~39세는 76만8775명으로 뒤를 이었다. 현재의 암호화폐 광풍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2030세대라는 의미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과열될 대로 과열된 탓에 투자로 자산을 늘릴 기회가 없는 2030세대에게 암호화폐 시장은 '푼돈'으로도 자산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막차'로 꼽힌다. 최근 신한은행이 발간한 '2021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20~34세 미혼자 대다수는 본인의 소득 수준을 평균 이하로 보고 저축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또 10년 후 소득은 2배가 되기를 원하지만,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의견이 많았다.

권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사이트 신규 가입자 중 20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과 달리 함께 유입된 투자금액은 압도적이지 않았다. 이들 거래사이트의 신규 예치금 증가액은 지난달 말 기준 총 5675억3010만3010원이다. 연령별로 보면 만 30~39세의 예치금이 1918억9383만3080원으로 가장 많았다. 만 40~49세가 1549억8514만6830원, 만 50~59세가 966억2305만6470원, 만 20~29세가 880억8924만8090원 순이었다. 20대의 경우 가입자는 많지만, 30~50대에 비해 자금이 부족해 예치금이 적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자산증대 통로를 정부가 막아버릴 경우 20대를 중심으로 정권에 대한 반감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최근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비교적 풍족한 자본과 내부 정보를 이용해 큰 돈을 벌어 분노를 일으킨 'LH사태'를 지켜본 2030세대들은 "왜 우리의 사다리만 걷어 차는가"라며 반발한다.

앞서 지난 7일 진행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20~30대 남성들이 현 정권에 등돌린 것으로 드러나 암호화폐시장을 대상으로 강력한 규제가 가해질 경우 현정권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상태다. 일례로 과거 2018년 박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를 언급했을 당시 코인가격이 급락하면서 각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센 원성과 반발이 이어졌다. 현재도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동산 폭등을 야기하고 사다리를 걷어찬 정부가 코인 마저 규제하려한다"는 비판이 게재되고 있다.

정부로서는 '2030 남성들의 표심'과 '시장 폭락으로 인한 손실 우려 사전 차단'이라는 갈림길에서 한쪽을 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당·정·청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달 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20대 남성들의 표심을 확인한 상황에서 강력한 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아보인다"며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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