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부자 퇴사가 꿈".. 일도 잠도 포기한 2030 '코인폐인' 158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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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부자 퇴사가 꿈".. 일도 잠도 포기한 2030 '코인폐인' 158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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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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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신규계좌의 64%.. "주식해봤자" 빚투 종목 교체
24시간 급변 시세창에 일상 저당.. 도박처럼 중독 심각
서울=News1 이기림, 이상학, 김도엽, 강수련 기자

"두 달 전에 마이너스 통장 2800만원 뚫고 절반은 코인에 투자했어요. 주식으로 투자의 세계에 입문했지만 수익도 낮고, 변동성도 적어서 재미없더라고요. 코인 투자 이후부터는 근무시간부터 자기 전까지 차트 보느라 정신 없어요."

직장인 A씨(30·남)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암호화폐시장으로 투자분야를 갈아탔다. 그는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한 이후로 일상은 사라졌다고 한다. 하루 종일 돌아가는 암호화폐시장을 보느라 근무시간에도 회사일을 하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해 수면시간이 줄었다.

21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암호화폐)에 투자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는 성공담이 전해지며 암호화폐시장에 뛰어드는 2030세대가 폭증하고 있다. 호기심과 부러움에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지만 점점 중독되면서 과열되는 사례가 발생하며 '젊은 암호화폐 폐인'까지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향후 가장 유망한 재테크 수단이 무엇이라 생각하냐'는 질문에 20대의 9.5%가 '암호화폐'라고 답했다. 30대 4.3%, 40대 9.4%, 50대 5.2%, 60대 3.2%보다 높은 수치다.

이런 생각은 실제 투자로도 이어졌다. 올해 1분기(1~3월) 암호화폐 투자를 처음 시작한 투자자 10명 중 6명은 2030세대라는 분석이 나왔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를 통해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주요 4대 거래소에서 받은 투자자 현황에서 1분기 신규가입자 249만5289명 중 20대 81만6039명(32.7%), 30대 76만8775명(30.8%)이었다.

주변의 성공담에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건 개인의 자유이지만 문제는 투자 이후 중독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김모씨(28·여)는 "최근 비트코인으로 20억~50억원을 벌고 벼락부자가 돼 퇴사한 직원이 너덧명 된다"며 "나도 비트코인에 이어 알트코인까지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돈 벌고 회사 나간 사람들 보니 배 아파서 코인을 열심히 해 퇴사하겠다는 생각을 매일 한다"며 "주식하던 애들도 코인으로 넘어갔고, 장이 24시간 돌아가다 보니 다들 밤에 잠도 못 자고 코인에 미쳐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김모씨(29·남)는 "주식을 하다가 코인이 계속 오르는 걸 보고 지난 2월 마이너스통장 6000만원을 뚫어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전부 투자했다"라며 "총 1억3000만원 시드머니(종잣돈)로 운용하다가 5억원까지 벌었는데, 최근 폭락해서 원금만 겨우 건진 상황"이라고 심란해했다.

김씨는 "인생이 망한 것 같지만 손실을 보진 않았으니 다행"이라며 "코인 투자를 쉽게 그만두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장인 A씨(30·남)도 "두 달 전에 마이너스통장 2800만원 뚫고 절반은 코인에 투자했다"며 "주식으로 투자의 세계에 입문했지만 재미도 못 봤고 변동성도 적어서 코인으로 갈아탔다"고 밝혔다.

A씨는 "코인에 투자한 뒤부터는 근무시간부터 자기 전까지 차트 보느라 정신이 없다"며 "수면도 단축됐고, 회사일을 꼭 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코인에 몰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투자에 몰두하다 보니 이처럼 일상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마치 도박처럼 손실이 나도 다시 오를 거란 희망에 빚을 더 내거나 '존버'하며 계속 투자에 나선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강북경찰서는 암호화폐 투자실패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30대를 구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례가 종종 나타나면서 과열된 암호화폐 투자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정부도 최근 암호화폐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6일 가상자산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가상자산의 가치는 누구도 담보할 수가 없고 가상자산 거래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성이 매우 높은 거래이므로 자기 책임 아래 신중하게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 등으로 암호화폐를 관리 감독할 계획이다. 지난 18일부터 오는 6월까지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사기 등 불법행위를 막겠다며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 방침까지 발표한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암호화폐는) 내재적 가치가 없다.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려 있기 때문에 수요가 늘면 가격이 오르지만,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이 폭락한다"며 "자금의 출처도 불분명하며, 사기·사고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도 높다. 현재로서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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