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가 고래 삼킨다".. 대우건설 인수하는 중흥, 뒤탈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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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가 고래 삼킨다".. 대우건설 인수하는 중흥, 뒤탈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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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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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 한강변 재건축부터 해외사업까지 '대우 노하우' 흡수 기대
"시너지 글쎄".. 강남선 벌써부터 수주 외면, 공정성 논란도 계속
서울=News1 박승희 기자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중흥건설이 사실상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합병(M&A)을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에 비교하며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사업 규모와 범위가 차이가 커 시너지는커녕 뒤탈이 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더군다나 매각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이 졸속·특혜·밀실 매각이라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만큼, 추후 논란이 계속되며 합병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전날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중흥을 선택한 것은 △매각 대금 △거래의 신속·확실성 △대우건설의 성장과 안정적 경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은 상세 실사 진행 뒤 3~4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 때는 해외 부실이 문제가 있었지만 이번엔 충분히 해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 한강변 재건축부터 해외 사업 노하우까지.. 중흥 "시너지 기대"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로 주택사업뿐만 아니라 해외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건설사인 중흥건설은 30여 개 주택·건설·토목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중견업체다. 지방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주택건설에 집중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메이저 건설사 대비 시공능력과 브랜드 파워가 부족해 서울 시장에서는 좀처럼 맥을 추지 못했다. 중흥건설은 업계 6위인 대우건설의 공급능력을 토대로 지방·중견 건설사의 한계를 깨고 전국구·대형 건설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최근 서울 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정비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우건설이 진출한 수도권과 부산, 경남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 호남 기반의 사업 영역을 전국구로 확대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메이저 건설사의 전유물이던 '한강변' 정비사업 수주도 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택사업에 집중됐던 사업 범위를 해외건설과 토목, 신재생에너지 등 건설산업 전반으로 다각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나이지리아, 베트남 등 해외 곳곳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침매터널인 거가대교를 시공하는 등 토목 기술도 최고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흥은 주택사업부터 해외 수주, 신재생 에너지 등 전 분야에서 대우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중흥으로서는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흥건설 본사
중흥건설 본사

◇ 업계선 "브랜드 가치 하락·인수 자금 회수 잡음·내부 반발 '우려' 한가득"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뒤탈이 있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우선 주택 사업의 경우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의 인수로 대우건설이 쌓아 온 브랜드 가치까지 끌어내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강남 등 서울 주요 지역 정비사업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수주에 큰 영향을 끼치는 탓에, 내부에서는 "강남 수주는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의 모 조합에서는 벌써 '대우건설 출입금지'라는 종이가 붙어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중흥에 인수되면 계약을 파기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간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호반 인수 때도 '대기업이 아니라 이제 중견기업'이라며 경쟁사의 네거티브가 심했다"고 말했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지방 주택 사업에 치중해 서울 내 주택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경험이 없는 해외사업 등에는 방향성 제시조차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실사 과정에서 과거 호반건설이 인수를 시도했을 당시 돌발 해외 부실이 발견됐던 것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래' 대우건설 인수에 투입된 비용을 만회하느라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과거 대우건설에서 근무했던 한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긴 했지만, 규모가 컸던 금호그룹도 대우를 소화시키려다가 탈이 났다"고 지적했다.

사업이나 인력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인력 유출이 심해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핵심 인력이 빠져나간 '껍데기' 대우건설만 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인수 자금을 회수하려면 인력을 조정하거나 업황이 좋지 않은 사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며 "그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낀 직원들이 빠져나가면 'M&A 큰 장'을 넘어 '이직 큰 장'이 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석연찮은 재입찰 과정으로 제기된 공정성 논란과 내부 구성원들이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중흥건설은 본입찰 당시 2조3000억원을 제시했지만, 일주일만에 재입찰이 진행돼 결국 인수 가격을 2000억원 가량 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노조는 "입찰금액을 낮춰주기 위한 재입찰"이라며 "입찰 방해이자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국회에 호소문을 전달했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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