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News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외출을 안 나가고는 몸이 근질근질해지는 봄이다. 마음껏 나가서 여행을 즐기고 싶다가도, 비대면 시대에 안 될 것 같은 기분에 망설여진다.
사람 없는 곳에서 진하게 싱그러운 봄을 만끽하는 방법이 있다. 아직 덜 알려진 자연 속 웰니스 여행지를 찾는 것이다. '웰니스 여행'은 심신의 건강을 고려한 여행, 지역자원을 접하며 새로운 자기발견과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여행, 긴장을 풀고 건강을 되찾아 새로운 활력을 얻는 여행을 말한다. 코로나19 시대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여행이다.
경상남도엔 사람 간의 거리 두면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숨은 웰니스 여행지들이 여럿 있다. 맨발로 처음부터 끝까지 걸으며 피톤치드 샤워를 하는 통영의 비밀의 숲과 옥빛 바다를 보며 걷거나 요가, 작품을 감상하는 남해의 걷기 여행길이다.
이미 웰니스를 쫓는 이들 사이에선 암암리에 알려져, 머지않아 크게 주목받을 '히든 플레이스'들을 선별해 소개한다.

◇ 통영에 있는 비밀의 숲 '나폴리 농원'
편백 톱밥은 찌모겐 효소를 자연발효 시켜놓은 것으로 매일 아침 새로운 걸로 갈아준다. 숲 해설가에 따르면 톱밥 위를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으로 효소를 흡수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편백 숲을 둘러싸고 있는 편백의 수령은 13부터 25살까지다. 편백이 가장 피톤치드를 많이 방출하는 시기다. 숲 해설가에 안내에 따라서 피톤치드를 온몸에 흡수하기 위해 천천히 호흡을 깊게 마시고 천천히 뱉어주며 걷는다.

◇ 다음에 같이 걷길 바라.. '남해 바래길'
보물섬 남해에 둘레길이 있다. 남해는 500년 전부터 '꽃밭'(花田)이란 별칭으로 불릴 만큼 산과 바다, 다랭이논, 죽방렴, 그리고 순박한 사람들이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남해 바래길'은 남해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걷기여행길이다.
바래는 남해 어머니들이 가족의 먹거리 마련을 위해 바닷물이 빠지는 물때에 맞춰 갯벌에 나가 파래나 조개, 미역, 고둥 등 해산물을 손수 채취하는 작업을 일컫는 남해 토속어이다
남해바래길이 개통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수려한 경치를 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덜 알려졌던 이 길은 2020년에 새롭게 리모델링 된다. 노선과 운영관리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됐다. 코스는 8개에서 19개로, 총 길이는 120km에서 231km로 늘었다.
심볼도 바뀌고, 바래길 앱도 있어 실시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완주 기념 배지도 생겼다. 각 코스의 상징물을 귀여운 그림으로 그려 제작한 배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수집가들을 바래길로 불러 모으기도 했다.

우리나라 고사리 최대 산지인 창선면 가인리 일대의 구릉지대가 만들어낸 이국적인 정취의 고사리밭 작업로를 이루어진 길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경관에 걸음걸이가 자꾸 느려지는 길이다.
총 거리는 15km로 약 6시간30분 소요된다. 3월부터 6월까지 '고사리채취기간'에 한해서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반드시 지정된 안내인 동반 하에 주 4회(화, 목, 토, 일) 걸을 수 있다.
요즘 뜨는 문화 공간을 찾는다면 본선 14코스 '이순신호국길'을 걸어보자. 1970~2000년대 남해 여행 필수 코스였던 남해대교 전망 휴게소를 재생한 문화 공간인 '남해각'이 있다. 신흥 SNS 인증샷 명소다. 14코스에 있는 레인보우 전망대에선 누구나 확 트인 전망을 바라보며 요가나 명상을 즐길 수 있다.
본선 4코스 인근에 남해 뮤지엄도 있다. 폐교한 동창선초등학교를 개보수해 탄생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문화적 시설이 부족한 남해에 시각예술, 조형,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개최하고 레지던스 작가들과 함께 지역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뜻깊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