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명운 걸린 소송 좌우할 '징계위 의결서'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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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명운 걸린 소송 좌우할 '징계위 의결서'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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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1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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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에 불리한 프레임 형성.. 측근 감싸려 수사개입"
尹측 "증거도 없는 추측".. 일선 검사들도 반박 나서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사진은 징계위가 열린 지난 15일 퇴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 News1 DB
사진은 징계위가 열린 지난 15일 퇴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 News1 DB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 징계를 의결했던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 요지서'가 공개됐다. 전체본은 아니지만 징계위가 윤 총장의 △재판부 문건 작성 및 배포 △채널A 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 등 위신 손상 등 혐의를 인정한 이유가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윤 총장 측이 17일 "그 의결 반박에 대한 소송"이라고 언급한만큼, 의결서 내용은 앞으로 있을 집행정지 신청과 취소소송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이 "증거가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며 일축한데다 증인심문 과정이 편파적으로 운영됐다는 징계위 증인들의 주장도 나와 향후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 재판부 문건 작성 및 배포.. "법관 위축시켜"

징계위는 윤 총장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 배포할 것을 지시한 것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과 '검찰청 공무원행동강령'을 위반한 행위"라 판단했다.

윤 총장이 대검 간부들을 시켜 법관의 개인정보를 위법하게 수집, 제3자에 제공함으로써 해당 재판부에 불리한 여론구조(프레임)를 형성하고 재판부를 공격·비방하거나 조롱해 우스갯거리를 만들 때 활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징계위는 재판부 분석 문건을 제시했다. 문건 내용을 자세히 적시하며 재판부의 정치적, 이념적 성향을 단정적으로 규정하여 법관의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정보와 모욕적·명예훼손적인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또 "재판부 분석 문건 작성 및 배포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에 따른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분장사무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직무 관련 공무원에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지시를 하는 행위"였다고 봤다.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수집, 관리할 수 있는 정보는 '수사' 정보이지 '재판부' 정보가 아니라는 취지다.

징계위는 이러한 행위가 "일상적으로 여론의 비판에 직면해야 하는 법관을 위축시키고 그 결과 전체 법관 사회를 건강하지 못하게 할 우려가 있다"면서 "검찰사무를 총괄하는 검찰총장이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결론내렸다.

◇ 채널A 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 "측근 감싸려 수사개입"

징계위는 윤 총장이 채널A 사건에 대한 회피 의무를 져버리고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대검 감찰부의 감찰을 방해했으며,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해 수사를 중단시키려 시도했다고 판단했다.

의결서에서 징계위는 윤 총장과 한 검사장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총 약 2700회 연락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3월31일 MBC 보도 이후에도 4월7일까지 약 8일 동안 110회에 달하는 통신을 주고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청 공무원행동강령에 따라 지속적인 친분 관계가 있어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자와 관련된 사건이 분명하므로 이를 서면으로 신고해 직무참여 일시정지나 직무 대리자 지정 등이 조치를 취해야했다"고 지적했다.

감찰 방해 혐의에 대해선 "한 검사장에 대한 신속한 감찰 및 수사가 진행되어야함에도 측근을 보호하기 위해 수사와 감찰 권한이 있는 대검 감찰부에 감찰 중단을 지시한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또 "윤 총장이 '검찰청 공무원행동강령'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규정'을 위반해 대검 감찰부에서 적법하게 개시된 감찰 사건을 부당하게 중단시킴으로써 검찰총장의 권한을 남용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적었다.

윤 총장이 대검 감찰부의 감찰을 중단시켜 신속한 수사로의 전환 가능성이 차단됐으며, 윤 총장이 진상조사를 지시한 대검 인권부가 별다른 진상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한 검사장에 증거인멸을 할 시간을 벌어줬다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더불어 징계위는 지난 6월4일 스스로 지휘·감독권을 포기한다고 했던 윤 총장이 다시 회수한다는 조치를 취한 적 없음에도 검찰총장이 개입할 수 있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함으로써 수사 중단을 시도하는 등 채널A 사건 수사를 방해했다고 봤다.

또한 자문단을 윤 총장이 직접 추린 위원들로 구성하려고 했고 자문단 회부는 당시로서는 수사 종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던 점, 수사팀의 일원이었던 검사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점 등도 혐의 인정의 근거로 들었다.

◇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국정원 댓글 수사 정반대"

징계위는 채널A 사건 수사방해 혐의를 설명하며 국정원 댓글 수사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징계위는 "윤 총장이 채널A 사건에 임하면서 보인 태도는 불과 몇 년 전의 모습과는 정반대"라며 "국정원 댓글 수사를 하지 못하게 했던 윤 총장의 당시 상사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 댓글을 수사하던 윤 총장이었다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았을 일이 진행됐다"면서 "국정원 댓글 수사를 하던 과거의 윤 총장이었다면 '내가 관여하면 수사의 공정성에 의심을 받겠다. 나에게 결과만 알려주고 소신껏 수사해서 명명백백히 밝혀라. 이런 사건을 잘해야 검찰이 제대로 서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하였을 것이라 보인다"고 비난했다.

또한 "현직 검사장이 연루된 사건에서 압수수색 대신에 대검 인권부를 통해 언론사에 협조요청의 방법을 택한 것에 대한 국민과 후배 검사들의 관점에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 尹측 "증거도 없는 추측".. 일선 검사들도 반박 나서

징계위의 심의·의결서에 대해 윤 총장 측은 "의결서 내용을 보면 추측일 뿐"이라며 "증거도 없이 (비위 혐의를) 인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일선청에 보낸 증거가 없다면서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인정한다"며 "사실 인정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 채널A 사건 관련해선 총장이 지휘권을 행사했는데, 일선청에서 방해됐다고 해서 그게 방해인가"라고 되물었다.

일선 검사들의 반박도 이어지고 있다. 채널A 사건 당시 대검 형사1과장으로 15일 징계위 증인으로 참석했던 박영진 울산지검 형사부장 징계 사유 중 '채널A 수사 방해' 관련 부분에 대해 윤 총장이 자문단 소집을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이 아니며, 자문단 후보 구성에도 특정 인사를 포함하라는 등의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반박을 내놨다. 박 부장검사는 이러한 내용을 징계위에서도 모두 증언했으나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진술서가 윤 총장 징계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내부망에는 "심재철·김관정·이정현 검사장이 작성한 진술서를 검찰 구성원들에게 공개해달라"는 요청이 올라오기도 했다.

특히 윤 총장과 함께 국정원 댓글 수사를 했던 이복현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징계위가 국정원 댓글 수사를 언급한 것을 두고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어찌 감히 '국정원 댓글 수사를 못하게 했던 상사'들의 모습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은 수사팀 전원이 불이익을 감수하고 수사와 공판에 수년간 매달린 사건이고 그 맞바람의 강도가 너무 커, 일부는 징계를 받기도 하고 일부는 사표를 내고 나가기도 했다"며 "그 냉혹한 시절에도 사법부는 수사팀의 손을 들어줬고 대통령 선거에 관여한 당시 국정원장은 지금도 그 죄를 치르는 중"이라고 했다.

반면 채널A 사건은 "기소를 하자고 달려들었던 사람들은 모두 소위 '영전'을 한 반면 사건의 성부 등에 의구심을 품었던 사람들은 '좌천'을 당한 걸로 검찰 내 이미 평가가 끝난 사건"이라며 "차마 자기 자신들조차 기소도 못하고 있고, 사법적 판단을 게시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허들조차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심재철·김관정·이정현 검사장은 모두 (국정원 댓글) 수사팀이 개고생을 하고 있을 당시 대검 과장, 중앙지검 부장 등 핵심 보직을 맡고 있었다"며 "이 분들이 모르시는 건 그 수사를 하면 인사에 불이익이 오고 그 수사를 하도록 하면 자신이 관장하는 기관에 피해가 올 수 있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이를 해야했던 그 반대편에 계셨던 분들의 모습"이라고 비꼬았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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