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눈먼돈'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먹잇감으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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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눈먼돈'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먹잇감으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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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1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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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이지 못한 조직적 한계로 대형 사기사건 쉽게 연루
낙하산 횡행, 정·관계 쉬운 로비 대상으로 전락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 수사팀 인력 대폭 증원 지시를 내린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다. © News1 임세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 수사팀 인력 대폭 증원 지시를 내린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다. © News1 임세영 기자

최근 수 조 원대 '라임·옵티머스' 대형 사모펀드 사기 사건에 정·관계는 물론 상당수의 공공기관이 연루된 것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검찰과 법원,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최근 라임펀드 재판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의 돈줄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증언이 있었고, 옵티머스 펀드 관련 내부문건에선 정관계 인사 20여명의 실명이 등장했다.

특히 옵티머스 펀드에는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남동발전 등이 투자 명분으로 수십~수백억원씩 자금을 넣었거나 넣으려 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공기관'이 옵티머스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농어촌공사의 경우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넣었고, 전파진흥원은 방송발전기금·정보통신진흥기금을 끌어들여 748억원을 투자했다. 남동발전도 올해 초 옵티머스가 5000억여원의 해외사업을 제안하자 2주 만에 투자 적격 판정을 내려줬다. 실제 사업비는 집행되지 않았으나 이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면 수천억원을 날릴 뻔했다.

일부에서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규정하는 이 대형 사기 사건에 공공기관이 쉽게 연루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독립적이지 못한 조직적 한계가 첫 번째로 꼽힌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가 횡행하고 정부의 지시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산하기관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관계의 쉬운 로비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농어촌공사는 옵티머스 지분 9.8%를 가진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비상임 이사로 있었던 곳이고, 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에 700억여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두 기관 고위 간부끼리 금품 제공 등 로비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공공기관장들이 자기 돈이었다면 그렇게 쉽게 집행하겠나"라고 반문한 뒤 "주인 없는 공적자금이다 보니 관리자가 인사 등의 작은 이익에 따라 마음대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 당시 기관 돈 수백억을 투자해 징계를 받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기금운용본부장 최모씨(1급)가 억대 연봉을 그대로 받고 있는 것은 물론 서울로 '휴양성 파견'까지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14일 오전 나주시에 위치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모습 © News1 황희규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 당시 기관 돈 수백억을 투자해 징계를 받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기금운용본부장 최모씨(1급)가 억대 연봉을 그대로 받고 있는 것은 물론 서울로 '휴양성 파견'까지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14일 오전 나주시에 위치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모습 © News1 황희규 기자

공공기관이 집행할 수 있는 사업 예산 규모 또한 크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에 사업자금이 몰렸고, 이 사업에 총대를 멘 공기업 3사(석유공사·가스공사·광물공사)가 정부 지시대로 투자를 진행했다가 천문학적인 손해를 입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특정 정책사업에 대규모 예산이 배정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례로 문재인정부가 올해 초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자마자 공공기관, 지자체, 민간 가리지 않고 45조원이 넘는 뉴딜 정책 제안이 나왔다. 어떻게든 신규 제안사업에 '뉴딜'을 넣어 연관성을 강조한 후 우선 예산을 확보해 놓고 보자는 것이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를 필두로 한 '그린뉴딜'에 대규모 예산이 배정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너 나 할 것 없이 숟가락을 얹으려는 곳이 많다. 남동발전이 옵티머스와 만나 해외 '바이오매스 발전' 관련 업무 협의를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공공기관들이 민간기업들과 매칭 사업이 많고, 특히 정부 중점사업과 연관된 것들이 많아지니 이런 예산·자금이 특정 인물·기업의 먹잇감이 되는 것"이라며 "낙하산 인사 근절 등 로비·먹잇감으로 전락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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