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팩트체크] '구글세'라더니.. 작년 2300억 세금 결국 한국 소비자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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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팩트체크] '구글세'라더니.. 작년 2300억 세금 결국 한국 소비자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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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0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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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구글세 첫발' 치켜세웠지만 소비자가 부담하는 간접세.. 법인세가 관건
구글, 광고·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에 '가격+부가가치세 10%' 부과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REUTERS/Regis Duvignau/File Photo
REUTERS/Regis Duvignau/File Photo

'구글세'. 국회가 2018년 말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겠다며 통과시킨 부가가치세법 일부개정안의 별칭이다.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도 납세 대상에선 빠진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과세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한국판 구글세 첫발을 밟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 구글세. 정말 구글이 냈을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2019년 구글·페이스북·아마존·유튜브 등 글로벌 IT 기업이 납부한 부가가치세는 2367억원으로 전년 1335억원보다 1032억원(77.3%)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8년 세법개정을 통해 기존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만 간헐적으로 내고 있던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 해외기업 서비스 전체로 확대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글로벌 IT 기업이 납부한 부가세 총액은 4627억원에 달하고, 지난 1년간 이들이 낸 부가세(2367억원)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612억원의 2.8배에 이른다. 

◇ 소비자가 '부담'하고 구글이 '납부'하는 간접세

하지만 국회가 "한국판 구글세"로, 여당이 문재인 정부 성과로 치켜세우는 이 법안으로 거둬들인 수천억원의 부가가치세는 정작 구글이 부담한 게 아니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자가 세금을 '부담'하고 판매자(기업)이 이 돈을 가지고 있다가 국가(국세청)에 '납부'하는 대표적 간접세다. 개정안 통과로 구글은 납세 의무자가 됐지만 실제 부담은 소비자가 지게 된 셈이다. 

2018년 12월 박선숙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부가가치세법 일부개정안은 해외 사업자가 국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 전자적 용역의 범위에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광고 △중개영역을 추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외 디지털 기업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는 이듬해 7월부터 시행됐다. 

구글의 경우 새롭게 개정안 적용을 받는 건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와 광고 서비스다. 유튜브의 광고 없는 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기 위해 월 구독료를 지불해야하는 서비스는 출시 초기부터 당시 부가가치세법상 과세 대상인 전자적 용역 '동영상'에 해당해 소비자에게 부가가치세를 부담시키고 이를 국세청에 내왔다. 

실제 구글은 법안 개정으로 구글 해외 법인이 국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와 광고 서비스에 대해 원래 받던 가격과 별도로 10%의 부가가치세를 부가했다. 이전에 구글이 특정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를 10만원에 판매했다면 법안 시행 이후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가격인 11만원을 받고 판매, 이중 1만원은 세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 기업 빠지고 개인과 거래만 포함.. "극히 미미"

구글이 내야하는 부가가치세 납세 대상은 매우 한정적이다. 먼저 기업과 기업 간(B2B) 거래는 빠지고 기업과 소비자간(B2C) 거래만 해당한다. 예컨대 광고의 경우 유튜브에 광고비를 지불하는 삼성같은 굵직한 대기업은 물론 법인 지위를 갖고 있는 광고 대행사도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법인이 아닌 개인 사업자 지위를 가진 기업이나 광고 대행사만 부가가치세를 낸다.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의 경우 역시 대부분 B2B 거래이고 B2C 거래 비중은 매우 적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이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를 구매하는 건 지메일 계정 용량을 추가하거나 구글 포토에서 필요한 드라이 용량을 추가하는 경우로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해외' 사업자가 '국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한정되기 때문에 구글코리아(한국법인)가 국내 소비자에 제공하는 서비스는 과세 대상이 아니고 구글 본사나 구글 일본 법인이 국내 소비자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한해서만 부가가치세를 부과한다.

다만 이번 부가가치세 확대는 해외 기업들의 국내 매출 규모를 추정할 수 있고 향후 법인세 추징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는 있다.

실제로 국세청이 구글코리아에 약 6000억원의 법인세를 추징했다. 구글코리아는 올해 초 납부하고 조세심판원에 불복 절차를 제기한 상태다. 구글은 그동안 서버가 국외에 있다는 이유로 한국 법인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온 반면 국세청은 구글 서버가 외국에 있다 하더라도 실제 사업이 한국에서 이뤄졌다면 과세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앱시장에서 5조99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6조593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네이버는 4663억원의 법인세를 냈다.

지난해 말 '디지털세 대응팀'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올해 안으로 관련 법안을 낼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이미 작년 7월 DTS를 발효한 프랑스를 중심으로 서유럽권은 2~3%가 디지털 서비스세를 도입 혹은 검토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및 체코 등 동구권은 5~7%가 고율 디지털 서비스세를 추진 중이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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