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레 벗은 전교조.. 文 정부, 노동3권 '디스카운트' 끝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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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레 벗은 전교조.. 文 정부, 노동3권 '디스카운트' 끝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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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0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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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이후 7년만에 전교조 재합법화 완료
국회서 잠자는 'ILO 핵심협약 비준안' 탄력 전망
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모습. 2020.9.4. 뉴스1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모습. 2020.9.4. 뉴스1

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박근혜 정부 때 씌워진 '법외노조' 굴레를 7년 만에 벗어 던졌다.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내놨던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통보 처분을 이날 직접 취소하면서다.

해고자 노조 활동을 허용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 여권을 중심으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노동계는 역대 정부에서 이어져 온 노동권 '디스카운트'가 비로소 개선될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중이나, 경영계는 잇단 노조 단결권 강화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출범 10년 만에 합법화, 또 불법노조로.. 곡절 많았던 전교조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20131024일 전교조에 전달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처분이 전날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공식 철회됐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전교조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에 따른 노동조합 지위를 회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교조가 앞으로 단체교섭 단체협약 쟁의행위 노동쟁의 조정신청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등 노조법에 규정된 모든 권리를 다시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전교조의 이번 지위 회복은 '() 합법화'에 해당한다.

1989년 법외노조로 출범한 전교조는 10년 뒤인 1999년 김영삼 정부 시절에 합법 노조로 올라섰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말 고용부의 법외노조 통보에 따라 단결권에 큰 제약을 받게 됐다.

당시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이유는 "해직 교사 9명을 조합원에서 제외하라"는 고용부 시정명령에 응하지 않아서였다. 그 시절 고용부는 '부당 해고된 교원도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전교조 규약이 노조법에 맞지 않으므로, 규약을 고치고 해직 교사를 탈퇴시킬 것을 요구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서로 얼싸안는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과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2020.9.3. 뉴스1
대법원 판결 직후 서로 얼싸안는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과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2020.9.3. 뉴스1

 

정부 출범에 '반전'.. 행정·사법부 잇단 '친노동' 행보

하지만 그로부터 4년 뒤인 20175,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상황은 빠르게 변했다.

문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ILO는 완전한 노동권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사항들을 회원국 공동의 협약 형태로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핵심협약 제87조와 제98조에 따라 해직자에게도 노조 활동을 할 권리를 보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고용부는 핵심협약에 발맞춘 내용의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지난해 국회에 제출했다. 예를 들어 노조법 개정안은 모든 실업자·해고자가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기로 했다.

또 이번 전교조에 대한 대법원 판결대로 고용부의 '노조 아님' 통보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도 담았다.

비록 여야 정쟁에 가로막혀 해당 법률 개정안이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으나, ILO 핵심협약 비준을 국정과제로 내건 정부를 봤을 때라도 전교조 합법화는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전교조 합법화 판결을 이끈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김재형·안철상 대법관은 별개의견으로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막고 있는 노동조합법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행정부와 사법부가 연달아 '노조 단결권 강화' 행보에 나선 셈이다.

입법부인 국회도 이른 시일 내에 발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 선고를 하는 대법원. 2020.9.3. 뉴스1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 선고를 하는 대법원. 2020.9.3. 뉴스1

 

노동계 "국회 움직일 때" vs 경영계 "기업활동 경색 우려"

노동계는 사법부에서 시작한 물결이 국회로 가 닿길 바라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우리나라 역대 정부가 경제 성장이라는 명목 아래 노동권 '디스카운트'(깎기)를 일삼아 왔다고 본다. 각종 법률과 제도 설계 과정에서 노동3(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중 일부만 보장하고, 일부는 보장하지 않는 일종의 편법을 통해서다.

그런데 행정부가 ILO 핵심협약 비준 추진을 공식화한 데 이어, 사법부 최정점에 있는 대법원마저 노동권 강화 취지의 판결을 내놨으니, 국회에서도 응당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한 걸음 나아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정부는 오늘의 판결을 존중하고 국회에 제출한 노동관련 개악법안을 즉시 폐기하고,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요구하는 그리고 국제규범 일반 상식에 맞는 개정안을 제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경영계는 수심이 깊어진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얼어붙은 와중에 일부 해고자의 강성한 노조 활동까지 더해진다면, 경영 활동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최근 통상임금, 근로자성 등 사안에 대해 친() 노동계적 사법부 판결이 잇따르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ILO 핵심협약 비준과 연계된 해고자·실업자 등의 노조가입 문제는 국가적으로 정치·경제·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대립적·갈등적 노사관계를 선진화하는 방향에서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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