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응진의 똑똑재테크] 영화·그림까지.. ‘투자, 문화를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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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응진의 똑똑재테크] 영화·그림까지.. ‘투자, 문화를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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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1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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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만원만 있으면 나도 영화 투자자, 고가 예술품 분할 소유
"위험고지 강화하고 수익구조 개인에 유리하게 해야"

 

문화콘텐츠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등의 확산으로 일반 대중에게도 문화콘텐츠에 대한 투자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 영역은 영화부터 그림, 공연, 전시까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송중기 주연의 SF(공상과학) 영화 '승리호'는 마케팅 비용 3억원을 모으기 위해 크라우딩펀딩을 시작해 펀딩 5일 만에 목표금액의 3분의 2를 모았다. 낙서와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는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 그의 미술품 소유권을 여러개로 쪼개 소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도 주목 받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품을 즐기면서 돈도 벌 수 있는 12조 재테크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문화콘텐츠 투자의 경우 그 대상이 흥행할 경우 수익률이 높을 수 있지만, 반대로 부진하다면 원금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익구조 등을 꼼꼼히 따진 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영화 '승리호' 출연진. © 크라우디 제공
영화 '승리호' 출연진. © 크라우디 제공

수십 만원만 있으면 나도 남 부럽지 않은 영화 투자자

이제 수십 만원만 있으면 영화 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는 시대다. 크라우드펀딩 덕분이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의 합성어로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생산자)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특정 다수(소비자)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추석 연휴 시즌에 개봉 예정인 승리호는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 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들며 펼쳐지는 얘기를 담았다.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배급투자사 메리크리스마스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크라우디를 통해 현재 펀딩을 진행 중이다. 오는 21일까지 마케팅 비용 3억원을 모으려는 계획인데,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5일만에 이미 171명이 총 19030만원(달성률 약 63%)을 투자했다. 최소 투자금액은 50만원이다. 승리호의 예상 손익분기점은 극장 관객수 기준 580만명이다. 580만명 미만의 구간에서 손실이 발생하지만 700만명 이상일 경우 수익률은 만기 기준 10.3% 이상으로 예상된다. 영화 판권 매출이 생기면 손익분기점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앞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7억원을 모아 '사자', '천문', '82년생 김지영' 3편의 영화에 분산투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82년생 김지영이 흥행했지만 사자와 천문은 부진해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4억원을 모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킹메이커' 2편의 영화에 분산투자하는 프로젝트에 45000만원이 몰리기도 했다.

이처럼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 크라우드펀딩에 나서는 것은 자금 모으기와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다. 바이럴 마케팅은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특징 제품을 홍보하는 것을 말한다. 영화에 투자한 사람들이 자신의 수익률을 위해 주변에 홍보를 해 영화가 입소문을 탄다는 것이다.

김주원 크라우디 공동대표는 "아무리 좋은 콘텐츠가 나와도 대중이 모르면 스케일업(고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승리호의 경우 관객수가 600, 700만 등으로 많아지면 자신의 수익률도 높아지니깐 자발적으로 다양한 논리로 주변에 홍보하게 된다. 투자자가 투자사, 제작사와 재산적 이해관계에서 일치하면서 한 배를 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승리호'의 투자손익 구조. © 크라우디 제공
영화 '승리호'의 투자손익 구조. © 크라우디 제공

수십 명이 고가 예술품 분할 소유.. 공연·전시에도 투자

투자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문화콘텐츠 투자 플랫폼인 테사는 대가들의 고가 예술품 소유권을 여러개로 분할해 사고 파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존의 높은 가격과 낮은 유동성 때문에 예술품 투자를 꺼렸던 이들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분할 소유권은 양도·매도할 수도 있다. 소유권을 가진 회원들은 예술품의 대여와 전시 등을 통해 발생하는 부가수익과 매각 시 발생하는 매각대금을 소유권 보유 비율에 따라 받는다. 적은 금액으로 예술품을 공동소유하는 것은 물론, 까다로운 예술품 관리 문제는 회사에서 알아서 해결해준다는 장점도 있다.

테사는 지금까지 영국의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 '검은 피카소'로 불린 장 미쉘 바스키아, '누구나 예술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길거리 벽화를 선보였던 키스 해링 등의 작품 소유권을 분할 판매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한 작품은 소유권이 59000개로 분할됐고, 키스 해링의 작품 소유권은 1개당 1000원에 팔렸다.

테사를 운영하는 김형준 아트블록코리아 대표는 "미술품은 매각까지 보통 2~3년이 걸린다. 미술품은 매각이 완료돼야 그 가격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해당 미술품과 비슷한 작품들의 경매율 등을 분석해 연간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대여, 전시 등을 통한 부가수익율은 연간 2%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와디즈는 지난해 1월 친환경 음악페스티벌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9'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 5개월 만에 14.01%의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안겼다. 지난해 예술의전당에서 100일간 전시된 스웨덴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 사진전에는 3억원 목표에 9억여원(661)이 모이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테사가 분할 소유권을 판매 중인 '키스 해링'의 작품들. © 테사 제공
테사가 분할 소유권을 판매 중인 '키스 해링'의 작품들. © 테사 제공

"위험고지 강화하고 수익구조 개인에 유리하게 해야"

문화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활발해지고 있다. 아트블록코리아의 김형준 대표는 "시장에 유동성이 많아졌고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었는데, 은행을 통해 투자한 사모펀드 등에서 계속해서 사고가 나니깐 개인이 직접 문화콘텐츠에 투자하는 게 익숙해진 것 같다""'미알못'(미술 알지 못하는 사람)인데 자산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미술품 투자를 시작하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주의해야 될 점도 있다. 크라우디의 김주원 공동대표는 "문화콘텐츠 투자의 전반적인 수익률은 좋다고 볼 수 없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시장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수익구조에 대한 명확한 공개 기준이 없다보니깐 근거 없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 개인들을 현혹하거나, 알고보면 나중에 수익이 났을 때 정산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김형준 대표는 미술품에 처음 투자한다면 유명한 작가의 작품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작품들에 투자하는 식으로 연습을 한 후 신진 작가 작품을 사서 즐기다가 몇년 후 그 작가가 뜨면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처음부터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플랫폼은 진정성을 의심해야 한다. 나중에 가서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주원 대표는 "원금손실 가능성 등 위험고지에 보다 신경쓰는 한편, 가능한 원금손실이 없도록 신용보강을 한다든지 일반투자자의 손익정산이 기관투자가와 동일한 방식으로 이뤄지게 하는 등 수익구조를 개인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야 한다""플랫폼들이 이처럼 신경쓰고 희생해야 개인투자자들이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고, 문화콘텐츠 투자 시장도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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